가을비가 내리고 날이 점점 추워지면서 어느새 겨울이 다가온 느낌이 듭니다. 색바랜 단풍과 은행잎 그리고 차가운 바람은 이제 올해의 마지막 가을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너무 빨리 지나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며 코트, 패딩을 입고 추운 겨울을 대비하는 사람들에게 오늘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위스키와 코냑을 추천해드리려 합니다. 위스키와 코냑의 차이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먼저 이 둘의 차이를 간단하게 알아본 후, 처음 접하시는 분들도 선호하고 즐길 수 있는 종류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위스키&코냑의 차이
위스키는 영국과 미국에서 발달한 주류로 곡류를 발효시켜 증류해 만든 술 입니다. 40도 이상의 도수가 높은 술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스트레이트로 마시기보다는 온더락(얼음이 담긴 잔에 따라 마시는 방법)으로 마십니다. 이러한 위스키는 원료를 중심으로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맥아 한가지로 만들어지는 싱글몰트는 제조과정이 어렵고 오랜시간이 걸리는 종류로 글렌피딕, 글렌리벳, 맥켈란 등이 있습니다. 맥아만으로는 생산량이 적어 옥수수, 밀 등 여러 곡류를 혼합해 만든 그레인 위스키로는 헤이그클럽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싱글몰트와 그레인을 혼합한 블렌디드는 가장 일반적이며 대중화된 위스키로 발렌타인, 조니워커, 시바스 리갈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코냑은 프랑스 코냑(Cognac) 지방에서 만들어진 포도 증류주로 최소 2년 동안 숙성시킨 것을 의미합니다. 코냑 지방에서는 200곳 이상의 회사들이 각자의 개성을 살린 서로 다른 코냑을 만들고 있습니다. 코냑을 만들기 위한 포도를 재배하는 곳은 4곳으로 정해져 있고 여기서 나오는 포도를 와인으로 발효시키고, 와인을 증류시킨 후, 배럴에서 숙성시켜 코냑을 만들어냅니다. 코냑은 숙성연도에 따라 풍미가 달라지며 이는 VS, VSOP, XO 등의 등급으로 나누어 집니다. 기본적으로 VS는 2년 반, VSOP는 4년 반, XO는 6년 반 이상의 코냑이 블렌딩 되어야하지만 대부분의 코냑들은 이보다 더 숙성된 형태로 나옵니다.
2. Glenfiddich 15
우리나라에서는 발렌타인, 조니워커 등 블렌디드 위스키를 주로 선호하지만 개인적으로 위스키를 알아가고 즐기고 싶으시다면 싱글몰트를 추천해드립니다. 싱글몰트 중 글렌피딕 15년은 위스키 입문자에게도, 위스키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적합한 술입니다. 우선 글렌피딕이라는 브랜드부터 설명드리면 스코틀랜드 고어로 글렌은 계곡을, 피딕은 사슴을 뜻하여 글렌피딕은 사슴이 있는 계곡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스코틀랜드의 청정수로 만든다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글렌피딕은 요즘 많이 사용하는 가스가 아닌 석탄을 사용한 전통적 방식의 증류를 하고 있으며 증류한 원액을 글렌피딕만의 오크 캐스크 기술자들이 제작한 오크통을 통해 숙성하고 관리를 합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위스키를 스트레이트 또는 어울리는 음식과 함께 마시는 페어링으로 즐기기도 하지만 온더락으로 마실 때의 느낌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코로 달콤한 카라멜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며 약간의 알싸함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입안에서는 우디한 느낌과 함께 달콤함이 머뭅니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달콤하고 스모키한 느낌을 천천히 즐기고 싶으시다면 둥근 얼음이 든 잔에 온더락으로 마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3. Hennessy XO
코냑은 와인을 베이스로 한 술로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위스키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레미마틴, 카뮈 등 다양한 코냑 브랜드 중 헤네시의 헤네시 XO는 세계 4대 명주라는 찬사를 듣는 술로 아일랜드 출신인 헤네시에 의해 코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XO 브랜드는 1870년에 만들어졌으며 70년 간 숙성한 원액을 배합하여 고급스러우며 부드러운 숙성 향미를 지니고 있고 병의 모양은 카라프형(유리물병) 모양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XO는 VS, VSOP와 달리 숙성시기가 보다 오래된 술이기에 맛과 향이 섬세하고 미묘하여 칵테일로 마시거나 안주를 곁들이지 말고 스트레이트로 조금씩 홀짝이며 음미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술이 생각나는 경우는 다양한 것 같습니다. 힘이 들 때, 슬픈 일이 생겼을 때, 기분을 전환하고 싶을 때와 같은 상황 또는 비오는 날, 쌀쌀한 가을과 같은 날씨 등. 이렇게 상황과 날씨에 따라 생각나는 술도, 사람도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추워지는 날씨에 다가오는 겨울을 느끼며 생각나는 사람과 함께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바에서 위스키와 코냑 한 잔 어떠신가요?